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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믿고 의지했던 시스템, 혹은 가장 가까운 동료가 사실은 당신의 소중한 산업 기밀이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주범이었다면 어떨까요? 현대 사회에서 정보 유출 사건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었습니다. 이때, 과학수사의 미세한 붓놀림처럼 디지털 세계의 모든 흔적을 복원하고 분석하는 학문이 바로 컴퓨터 포렌식(Computer Forensics)입니다.

 

사건과 관련하여 고객님이 저에게 포렌식 작업을 의뢰 하셨기 때문에 저는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동원하여 사실관계에 근거한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오늘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포렌식 전문가들이 미세한 디지털 증거를 쫓아 정보 유출의 전모를 밝혀냈는지, 그 기술적으로 구체적인 과정을 섬세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지워진 흔적 속에서 발견된 '은밀한 거래'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출자는 흔히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파일을 삭제하거나 흔적을 난독화(Anti-Forensics)하려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 포렌식은 이러한 노력을 무력화합니다.

기술적 추적 과정: 파일 시스템 분석과 슬랙 공간

한 기업의 핵심 기술 문건이 경쟁사에 유출된 사건에서, 퇴사 직원의 업무용 PC를 포렌식 분석했습니다.

  1. 디스크 이미지 획득 (Acquisition): 가장 먼저, 원본 데이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대상 저장 매체(HDD/SSD)의 정확한 사본인 디스크 이미지(Forensic Image)를 생성합니다. 이때 해시 값(Hash Value)을 기록하여 증거의 무결성(Integrity)을 확보합니다.
  2. 삭제 파일 복구: 유출자가 Shift + Delete 등으로 파일을 영구 삭제했더라도, 파일 시스템은 파일의 '주소(포인터)'만 삭제하고 실제 데이터는 디스크의 어딘가에 남아있습니다. 포렌식 도구는 이러한 잔여 데이터를 찾아내 파일 카빙(File Carving) 기법을 통해 원본 데이터를 복구합니다.
  3. 슬랙 공간(Slack Space) 분석: 특히 주목할 부분은 '슬랙 공간'입니다. 데이터가 저장되는 최소 단위인 클러스터(Cluster)에 파일이 완전히 채워지지 않고 남는 여유 공간인데, 여기에 이전에 삭제된 파일이나 운영체제의 잔여 데이터 조각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미세한 공간에서 유출된 문서의 특정 키워드파일의 메타데이터(Metadata) 잔여를 발견하여 유출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 섬세한 발견: 복구된 문서의 '수정 시간($MACE Time)'과 '최종 접근 시간(Access Time)'이 유출자의 퇴사 시점과 일치하거나,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한 웹 브라우저 히스토리와 교차 분석되어 유출 경로가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2. 메모리(RAM)에 새겨진 휘발성 증거

지능적인 공격자나 내부 유출자는 시스템 재부팅 시 사라지는 휘발성 데이터(Volatile Data)를 이용해 악성 행위를 감행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포렌식은 시스템이 작동 중일 때의 메모리(RAM)까지 포착합니다.

기술적 추적 과정: 메모리 덤프와 프로세스 분석

악성 코드 감염을 통한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휘발성 메모리 분석이 핵심이 됩니다.

  1. 메모리 덤프 (Memory Dump): 사건 발생 직후, 시스템의 전원을 끄지 않고 RAM에 로드된 모든 데이터를 이미지 파일로 추출합니다. (휘발성 증거 보존의 최우선 순위입니다.)
  2. 프로세스 및 네트워크 연결 분석: 추출된 메모리 이미지에서 당시 실행 중이던 프로세스 목록과 네트워크 연결 정보(Socket/Connection)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정상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의 실행 흔적이나, 외부 서버로의 비정상적인 대용량 데이터 전송 연결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3. 악성 코드 및 암호 키 추출: 램에는 악성 코드의 실행 이미지, 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된 익스플로잇(Exploit) 코드, 심지어 데이터 암호화에 사용된 암호화 키까지 임시로 저장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악성 코드의 최종 목적과 데이터 유출의 실질적인 내용을 확인합니다.

💡 섬세한 발견: 메모리 분석 결과, 특정 키 로깅(Key Logging) 악성 코드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이를 통해 피해자의 로그인 자격 증명(Credential)이 탈취되어 내부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경로가 명백하게 밝혀졌습니다.



3. 내부자 유출의 그림자: 로그와 메타데이터의 교차 검증

정보 유출 사건의 상당수는 시스템의 취약점이 아닌, 내부자(Insider)의 악의적 행위에서 비롯됩니다. 포렌식은 내부 직원의 은밀한 행동 패턴을 복원합니다.

기술적 추적 과정: 아티팩트(Artifacts) 및 로그 분석

  1. USB 연결 기록 (LNK 파일, 레지스트리): 직원이 USB와 같은 이동식 디스크를 이용해 데이터를 유출했다면, 윈도우 운영체제의 레지스트리에는 해당 장치의 고유 식별자(VID/PID)와 최초/최종 연결 시간이 기록됩니다. 또한, 직원이 USB로 복사한 폴더나 파일은 윈도우의 바로 가기 파일(.LNK) 아티팩트로 남아 유출 시점과 대상을 특정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2. 웹메일 및 클라우드 서비스 흔적: 웹 브라우저의 캐시, 쿠키, 히스토리를 분석하여 유출자가 웹메일 첨부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이용했는지 확인합니다. 삭제된 인터넷 기록조차 데이터베이스 파일(.dat, .sqlite 등)의 미사용 공간(Free Space)에서 복원될 수 있습니다.
  3. 이벤트 로그 (Event Log) 분석: 윈도우의 보안 및 시스템 로그를 면밀히 검토하여, 평소 접근하지 않던 핵심 서버로의 비정상적인 로그인 시도나, 유출 직전의 대량 파일 접근 기록 등의 이상 행위를 시간대별로 정확히 재구성합니다.

💡 섬세한 발견: 한 사건에서는 퇴사 직원의 PC에서 복구된 LNK 파일의 생성 시간이 핵심 기술 파일이 압축되어 외장 하드로 복사된 시간과 정확히 일치하여, 내부자 소행임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되었습니다.


💡 당신의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언

컴퓨터 포렌식은 단순히 '사후 약방문'이 아닙니다. 이 섬세한 추적 과정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 철저한 증거 보전 의무: 사건 발생 시, 전원 차단과 같은 섣부른 행동 대신 휘발성 정보부터 안전하게 덤프(Dump)하는 포렌식 전문가의 개입이 필수입니다.
  • 로그 관리의 강화: 모든 시스템의 접근 로그, 파일 접근 로그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책이자, 유출 시 가장 강력한 추적의 기반이 됩니다.
  • 내부 위협의 인식: 가장 큰 보안 위협은 '외부 해킹'이 아니라 '신뢰받는 내부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USB 통제, 접근 권한 최소화(Principle of Least Privilege) 등의 정책을 엄격히 적용해야 합니다.

컴퓨터 포렌식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세계에서 진실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과학입니다. 섬세하고 구체적인 흔적을 따라, 우리는 정보 유출의 위협으로부터 소중한 자산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조직에서도 설명하기 힘든 디지털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밤 9시까지 근무합니다. 포렌식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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